샹그릴라대화서 연설하는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패권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가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안보회의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위협과 대만 문제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은 아시아를 지배하려 하며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남중국해 불법 점거, 사이버 기술 도용을 비난하며 “대만 정복 시도는 세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의 위협은 현실적이고 임박했다”며 주변국 주권과 항행 자유 침해를 지적했다.
◆ 안미경중 비판과 동맹국 방위비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 등이 추구하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비판하며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면 갈등 시 악의적 영향력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나토의 국방비 목표(GDP 5%)를 예로 들며 “북한보다 강력한 중국 위협에 비해 아시아 동맹국들의 국방비가 적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현재 국방비(GDP 2.5%) 배증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 미사일 방어망과 한국의 숙제
헤그세스 장관은 1천384조원 국방예산으로 골든돔 미사일 방어망과 F-47 전투기를 개발하며 중국을 억제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간접 압박하며 동북아 미사일방어(MD)망 참여를 요구했다.
그는 호주에서의 미사일 테스트와 P-8 초계기 수리 협력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협력 여지를 시사했다.
◆ 한미 관계와 북한 위협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은 P-8 수리 협력으로 한 번 언급됐으나, 일본·호주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국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미 외교 단절과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위협을 정상 간 대화로 관리하려는 인식일 가능성을 우려하며, 한국 차기 정부가 대중·대북 균형 외교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