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주애와 주북 러시아 대사관 방문
북한 김정은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지난 9일 오전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평양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러시아의 전승절인 5월 9일이 없었더라면 조선과 동방의 해방의 날인 8월 15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나온 이날 발언은, 한반도 해방을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성과로 선전해 온 북한 체제의 역사 내러티브(서사, 스토리테링)를 뒤흔드는 파격적 언급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이 연설 전문을 보도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김정은은 딸 주애를 동반한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의 승리가 일제 통치를 끝내고 조국을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주체사상을 내세우며 ‘외세 도움 없는 김일성의 해방’을 강조해 온 기존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탈북민 출신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발언은 지식인과 관료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50대 이하 세대는 김일성 우상화로 왜곡된 역사를 배웠기에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딸 주애와 주북 러시아 대사관 방문
북한 김정은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지난 9일 오전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은 “러시아가 나치 세력을 물리친 것처럼, 신나치즘에 맞서 싸우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화국 무력 전투구분대들이 러시아 무력과 협동해 우크라이나 신나치스 강점자들을 격멸하고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하라”고 명령했다.
장용석 인제대 초빙교수는 “대북제재와 미국의 비우호적 태도 속에서 러시아는 김정은의 돌파구”라며 “발언은 북러 관계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정찰 위성 기술, 무인기, 전자전 장비, SA-22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받았다.
같은 해 3월에는 윤정호(대외경제상)가 이끄는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북러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를 “키예프의 신나치스”로 비판하며 “키예프 당국은 무장악당들을 러시아 영토에 내몬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기적 만행”이라며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군의 키이우 전투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정은, 딸 주애와 주북 러시아 대사관 방문
북한 김정은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지난 9일 오전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파격 발언과 파병 지속은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5월 18일 긴급 회의를 열어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행보가 내부 체제 불안을 은폐하고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