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종합온실농장을 오가는 북한 농작물 수송차량

조선중앙TV는 지난 13일 '사랑을 싣고 달리는 운행길' 프로그램을 통해 강동종합온실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 수송 과정을 보도했다. 보도 영상에서는 농작물 수송 차량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차량 제조자를 식별할 수 없도록 로고와 모델명을 모두 흐리게 처리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자립경제를 선전하며 강동온실농장을 내세웠지만, 중국산 트럭의 로고를 가리며 외국 의존의 민낯을 숨겼다. 유엔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태가 드러나며 체제의 모순이 부각됐다.

17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사랑을 싣고 달리는 운행길’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완공된 강동종합온실농장의 생산 실적을 홍보했다.

이 프로그램은 농작물 수송 트럭에 취재진이 동승해 수송원, 평양시 간부, 온실농장 노동자, 채소 판매원을 인터뷰하며 자립경제를 강조했다.

그러나 수송 트럭의 전면 로고와 모델명은 모두 흐리게 처리됐으며, 차량 내부 촬영에서도 제조사를 알 수 있는 핸들 부분은 거의 비추지 않았다.

이 트럭은 중국 자동차 회사 포톤(Foton)이 제작한 화물 트럭과 외형이 유사하다. 북한은 2024년 포톤 트럭을 포함한 중국산 차량을 농업과 건설 현장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로고 은폐는 자립경제의 상징으로 내세운 강동온실농장에서 외국산 차량 사용을 주민들에게 감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동종합온실농장을 오가는 북한 농작물 수송차량

조선중앙TV는 지난 13일 '사랑을 싣고 달리는 운행길' 프로그램을 통해 강동종합온실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 수송 과정을 보도했다. 보도 영상에서는 농작물 수송 차량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차량 제조자를 식별할 수 없도록 로고와 모델명을 모두 흐리게 처리했다.(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월 육해운성 화물 운송 보도에서 포톤 트럭의 로고를 노출했으나, 이번 프로그램은 자립경제를 강조하는 맥락 탓에 로고를 가린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2017년)는 트럭, 열차, 오토바이 등 모든 운송 수단의 북한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산 트럭 약 500대를 추가 반입하며 제재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

강동온실농장은 김정은이 착공식(2022년)과 준공식(2023년 6월)에 직접 참여한 애착 사업이다. 그는 온실농장을 자립경제의 상징으로 선전하며 주민 식량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평양마라톤 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의 관광 코스에 포함되며 대외 홍보에도 활용됐다.

강동온실농장은 연간 1만 톤 이상의 채소를 생산하며 평양시 공급에 기여하지만, 운영에 필요한 장비와 연료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중국산 트럭 로고 은폐는 자립경제 선전과 제재 위반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애착 사업 뒤에 숨은 외국 의존과 체제 모순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