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 구 트위터) 캡처

열악한 주민 인권 상황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꾸준히 받아온 북한이 10일 '인권의 날'을 맞아 "'인권'이 지정학적 우위를 추구하는 서방 세력에 의해 정치적 농락물로 악용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인권은 정치적 목적 실현의 수단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달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가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에 대한 노골적인 불쾌감 표출로 해석된다.

외무성은 게시글에서 서방 국가들을 직접 겨냥하며 "뻑하면 '인권 수호자'로 행세하며 '인권' 문제를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을 지명 공격하고, 내정에 간섭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빈곤과 실업, 살육과 차별 등 엄중한 인권 유린행위들이 제도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저들의 실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외무성은 "이러한 서방이 자기의 인권 잣대를 가지고 주권 국가들의 인권 실상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중상하는 것 자체가 신성한 인권에 대한 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으며, 2005년 이후 21년째 해마다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해왔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게시글에서 북측 주민의 인권 실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인권의 날'은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북한이 자국 내 인권 개선 노력 대신 국제사회를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