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5월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역대 대통령의 ‘탈당사’를 다시 주목받게 했다.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전·현직 대통령 8명 중 7명이 재임 중 또는 퇴임 후 소속 정당을 떠났다.
윤 전 대통령에 앞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만이 탈당하지 않았다. 탈당 이유는 차기 대선 주자와의 갈등, 임기 말 지지율 하락, 탄핵 사태 등으로 다양했다.
역대 대통령 초상화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에서 관람객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구경하고있다.(사진=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9월 민자당 명예총재직을 내려놓으며 탈당사를 열었다.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 김영삼과의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영삼은 대선을 앞두고 민정계를 배제하고 노태우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임기 말 신한국당 대선 후보 이회창과의 갈등으로 1997년 11월 탈당했다. 이회창은 김대중 후보 비자금 수사 유보를 비판하며 김영삼의 탈당을 요구했고, 포항에서는 ‘YS 인형 화형식’이 벌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점도 탈당 배경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와 세 아들 비리 의혹으로 새천년민주당에 부담을 주자 당적을 포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차례 탈당했다.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새천년민주당을 떠났고, 2007년 2월 임기 말 지지율 하락이 대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권 공세로 열린우리당을 떠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탈당 없이 버텼으나, 2017년 1월 퇴임 후 친이계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떠나며 정치색을 없애기 위해 당적을 정리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윤리위원회가 헌법재판소 파면과 구속 수감 상태를 이유로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뒤, 탈당 신고서 미접수로 강제 출당되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가 위헌으로 판단되어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뒤, 5월 17일 자진 탈당했다. 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절연’ 요구가 거세졌고,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한 당내 논란이 탈당으로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7월 대선을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에 당을 떠났다.